영화 <가재가 노래하는 곳>
Where the Crawdads Sing
2022
드라마, 로맨스, 스릴러, 미스터리
1. 습지 소녀 카야는 왜 살인 용의자가 되었을까?
미국 남부의 작은 마을, 한 남자가 높은 철탑에서 추락해 싸늘한 시체로 발견되고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전 여자친구인 카야가 체포된다. 습지 소녀로 불리는 카야, 그녀는 오랜 시간 가족들에게 버림받고 홀로 습지에서 살아가고 있다.
왜 카야는 혼자가 되었을까? 그녀의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
카야는 폭력적인 아버지와 가족들과 살고 있었으나 아버지의 폭력을 견디지 못한 엄마는 집을 나가고 그 후 언니들과 오빠 그리고 남아있던 아버지마저도 카야를 홀로 둔 채 떠나버린다. 습지에 덩그러니 있는 집에서 카야는 혼자 살아가고 학교를 다니지 못해 글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 카야에 대한 소문은 이상하게 퍼져 나가고 그렇게 그녀는 외톨이로 자연과 함께 살아간다.
외톨이로 지낸 카야에게 다가온 남자!
오래전 오빠 친구였던 데이트는 그녀에게 관심을 가져줬던 몇 안 되는 사람이었다. 데이트는 카야에게 글을 가르쳐주고 단절된 세상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손을 내밀었지만 그 또한 꿈이 있었기에 습지에서 떠나고 만다.
데이트가 떠난 후 새로운 남자 체이스가 나타나고 적극적인 구애에 카야는 체이스와 사귀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체이스의 본모습에 실망을 하고 아버지의 폭력적인 모습을 남자친구에게서 보게 되어 헤어짐을 결심하지만 그는 쉽게 카야를 놓아주지 않는다.
그리고 어느 날 체이스는 싸늘한 주검이 되어 발견된다. 마을 사람들 모두 여자친구였던 카야가 범인이라고 말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목숨을 구걸하려 하지도 않는다. 카야는 자신을 향한 사람들의 편견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2. 영화의 결말
카야가 범인이라는 증거는 없었고 결정적인 알리바이까지 있던 카야는 결국 무죄를 인정받고 체이스는 혼자 떨어져 죽은 걸로 사건은 마무리되었다.
무죄를 인정받은 카야는 데이트와 결혼해 습지와 관련된 여러 권의 책을 출판했고 가족들과 재회 후 행복한 여생을 보낸다. 오랜 시간이 흘러 카야의 유품을 정리하던 데이트는 그녀의 책 속에서 체이스를 살해했던 증거품인 '조개껍데기'를 발견하고 카야가 범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자연에는 오로지 생존법만 존재한다. 포식자가 나타났으면 죽여야 한다
습지 소녀 카야는 습지에서 모든 것을 배운 인물, 그녀는 자연의 섭리 그대로 포식자가 되어 버렸다.
자연의 생존 방식처럼 살아남기 위해 체이스를 죽이고 그렇게 스스로를 지킬 수 있었다.
3. 가재가 노래하는 곳의 의미는 무엇일까?
영화가 끝나고 한참을 생각해 보았지만 쉽게 답이 나오지 않는다.
자연으로 멀리 들어가 아무도 없는 곳에 간다면 가재가 노래하는 소리도 듣게 된다는 의미일까?
결론적으로 가재가 있는 곳, 습지 모두 세상과 단절된 '외로움'의 의미로 보인다. 홀로 남겨진 소녀가 성장하면서 자연과 함께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곳, 바로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다. 습지라는 제한된 장소와 무지의 세계를 통해 새로운 삶의 의미를 볼 수 있었던 영화이다.
누군가는 그녀를 생물학자 또는 곤충학자처럼 바라보지만 또 어떤 이들은 그녀를 마녀 혹은 추저분한 미치광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얼마나 쉽게 한 인간을 보이는 모습에 결정하고 단편적인 정보로 판단하고 있을까?
4. 델리아 오언스의 동명 원작
영화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야생 생태과학자 델리아 오언스의 동명 원작을 영화화 한 작품이다.
이미 원작 소설이 뉴욕 타임스 179주 베스트셀러 1위, 아마존 40주 연속 베스트셀러로 지금까지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영화 제작진, 스태프들이 모두 여성이었다고 하며 그래서 카야의 감정 및 심리를 더욱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습지는 늪이 아니다. 습지는 빛의 공간이고 물속에서 풀이 자라고 물이 하늘로 흐르는 곳이다.
반면 습지 속 여기저기에 읽는 진짜 늪은 빛을 삼키는 곳이다. 삶이 부해하고 악취를 풍기며 썩은 분토로 변한다"
"새들이 주로 새벽에 노래하는 이유는 서늘하고 촉촉한 아침 공기가 자신들의 노래와 의미를 가장 널리 퍼뜨리는 데 적합하기 때문이다. 평생 이런 기적 같은 현상들을 눈높이에서 보아왔기에 자연의 섭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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