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세자매> 는 가정폭력으로 인한 내면의 상처를 각자의 방식으로 풀어내는 모습을 그린 영화입니다. 등장인물 분석 및 감상평으로 세 자매들의 드러나는 상처에 대해 적어보고 합니다.
1. 영화 <세자매> 등장인물 분석
첫째 희숙(김선영) : 내가 미안하다는 말을 늘 하고 다니며 남한테 싫은 소리 한 번 못하는 소심한 성격입니다.
두 자매들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어 보이는 희숙. 그녀는 배다른 자매입니다. 꽃집을 운영하고 있으며 화려한 꽃과는 달리 그녀의 공간은 좁고 어두운 모습을 보이며 그녀의 성격과 닮아 있습니다. 홀로 딸을 키우며 간신히 살아가고 있지만 별거 중인 남편은 한번씩 찾아와 돈을 요구하고 철없는 딸은 엄마에게 반항합니다. 동생들과도 잘 연락하지 않아 기댈 곳 없는 희숙은 속이 만신창이라 결국 암에 걸리게 되고 죽음을 앞둔 순간에도 그 사실을 말할 사람이 없는 외로운 캐릭터입니다.
둘째 미연(문소리) : 교회를 다니며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는 미연은 돈 많은 남편과 결혼해서 성공한 삶을 사는 듯 보입니다. 작품을 전체적으로 이끄는 인물로 희숙과 미옥을 연결하는 중간 역할을 합니다. 미연의 가정은 겉으로 보기에는 화목해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바람끼 많은 남편, 식전 기도를 하지 못하는 딸과의 갈등으로 불안해 보입니다.
그녀의 내면은 분노와 공격성을 가지고 있지만 대외적 이미지에 굉장히 집착하며 절대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인물입니다.
셋째 미옥(장윤주) : 알코올 중독인 미옥은 늘 술을 마시며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입니다. 연극작가로 일하는 예술가로 개성이 넘치는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집 인테리어에서도 표현되고 있습니다. 재혼가정을 이루며 살고 있는 미옥은 남편의 아이가 있지만 엄마의 역할을 잘 몰라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2. 각자의 방식으로 드러나는 상처
세자매가 아버지의 생일을 위해 고향으로 내려가면서 그녀들에게 어떤 비밀이 있었는지 공개됩니다. 세자매에게는 배다른 남동생 진섭이 있었고 아버지는 특히나 배다른 형제인 희숙과 진섭에게 가장 많은 폭력을 행하였습니다.
가족들이 다 모인 생일날, 남동생 진섭이 그의 쌓인 분노를 오줌으로 표현하면서 세 자매의 분노까지 폭발에 이르게 됩니다. 그들은 모두 학대와 폭력의 피해자이며, 평생을 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해 희숙은 자해, 미연은 종교, 미옥은 알코올을 선택했습니다.
아버지에게 맞고 자랐던 희숙은 "미안하다. 괜찮다. 창피하다. 그지 같다"는 말을 하며 모든 게 자신의 잘못이라며 본인을 학대 및 자해하면서 희열을 느낍니다. 어린 시절 상처의 아픔을 감추며 자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가정폭력으로 인해 그녀의 자존감은 바닥으로 떨어졌고 그저 참으면서 살아가다 암에 걸리고 맙니다.
미연은 어린 시절 언니와 남동생이 맞는 모습을 보았지만 도와주지 못한 죄책감으로 항시 괴로움을 느끼며 폭력적인 환경에 노출된 채 또 다른 피해자로 자라나게 됩니다. 그녀는 방관자 또는 피해자 중간에서 내면의 분노를 가지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기도를 하며 종교에 의지하면서 살아가게 됩니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로 인해 그녀는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가족을 만들고 완벽한 틀에 가족들을 맞추기 위해 강압적인 성격을 드러내는데 이러한 성격이 세자매 중 아버지와 가장 닮아있는 모습입니다.
미옥은 세자매의 어두운 역사를 정확히 기억을 하지는 못해 늘 화가 나있지만 무의식 중 그녀를 괴롭히는 상처로 인해 거칠고 정상적이지 않은 행동을 스스럼없이 하며 술에 의존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3. 영화 <세자매> 감상평
우리 주변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현실적인 소재를 다루었기에 세 배우들 각자의 캐릭터에 몰입하며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의지하고 사랑받아야 하는 가족에게 당한 폭력은 피해자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아가며, 가해자에게는 지나간 시간이겠지만 피해자는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물려 상처받은 채 살아가게 됩니다.
아버지가 사과를 한다고 해서 용서가 될까요?
그도 그때는 미성숙한 어른이었기에 실수를 할 수 있지만 진성성 있는 사과를 하고 용서를 구한다면 그녀들이 이제라도 조금씩 꼬여있는 삶의 응어리를 풀고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세자매의 가슴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상처받은 내면들이 치유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나 또한 어른으로써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되고 나의 내면에 자리 잡은 무의식 중 상처는 없는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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