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일 좋아하는 여자 배우 탕웨이, 그녀의 눈빛을 보면 나도 모르게 사랑에 빠져듭니다.
압도적인 분위기로 눈길을 끌었던 탕웨이가 있었기에 영화 <헤어질 결심>의 완성도가 높았던 것 같습니다.
1. 내용 소개
산 정상에서 추락한 한 남자의 변사 사건. '해준'(박해일)은 살인사건을 조사하는 담당 형사라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와 마주하게 됩니다. "산에 가서 안 오면 걱정했어요, 마침내 죽을까 봐." 남편의 죽음 앞에서 특별한 동요를 보이지 않는 '서래'. 그녀는 이상하게 슬퍼하지도 않고 너무 담담한 모습을 보여 피의자로 조사를 받게 됩니다. 해준은 사건 당일의 알리바이 탐문과 신문, 잠복수사를 통해 서래를 알아가면서 그녀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져가는 것을 느낍니다. 그녀와 그는 공통점이 많아 서로를 이해하기 편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좀처럼 속을 짐작하기 어려운 서래는 상대가 자신을 의심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해준을 대합니다. 진심을 숨기는 용의자, 용의자에게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는 형사의 사랑.. 결국 이루어질 수 없는 둘의 사랑에 서래는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맙니다.
2. 상징적 소재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눈에 띄는 장소는 '산과 바다'입니다. 이 두 곳 모두 '죽음'과 연결되어 있지만 뜻하는 바는 조금 다릅니다.
- 산 : 살해가 일어나는 장소이자 서래의 공포를 유발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추락사한 남편의 사건으로 산에서 처음 만난 해준의 젠틀함에 마음이 흔들립니다. 이처럼 산은 서래에게 두려움의 의미를 담고 있는 동시에 해준과 서래를 연결하는 매개체이기도 합니다. 그들이 사랑을 확인하고 밀회는 즐기는 장소도 산에 있는 사찰입니다.
- 바다 : 바다는 해준과 서래 모두가 좋아하는 장소로 그들은 무엇보다 피 냄새가 나지 않기 때문에 바다가 좋다고 합니다. 산과 달리 바다는 아무도 찾지 못하게 깊은 바다 밑으로 버리라는 해준의 말이 마지막을 암시하기도 합니다.
- 새장에 갇힌 새 : 이 또한 해준과 서래의 운명을 암시합니다. 산의 죽음과 마찬가지로 새의 죽음 또한 이들을 연결하는 매개체가 됩니다.
- 물고기 : 시장에서 생선 눈을 찌르는 정안(해준의 아내)의 모습에서 그들의 파국을 암시합니다.
- 서래의 옷 색깔 : 서래는 자신의 마음을 입고 있는 옷의 색깔로 표현하였습니다. 폭력을 행하거나 당할 때는 붉은 옷,
해준에게 마음이 떠날 때는 파란색, 다시 가까워지면 청록색 옷을 입었습니다. 청록색은 파란색과 녹색의 중간으로 두 사람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숨겨야 할 사랑이고 누군가에게는 마지막 사랑일 수 있듯 보는 시선에 따라 달라 보입니다. 이는 서래를 보는 관객의 시선이기도 합니다.
연쇄 살인범인지 아님 정말 사랑에 진심이었던 연쇄 살인범인지 혼란을 주기도 합니다.
3. 영화의 매력 포인트
영화의 결말이 모호하고 의문스러워 그 여운이 오래간다는 것, 그래서 이 영화를 다시 보게끔 만드는 것이 다른 영화와 차별화된 <헤어질 결심>만의 매력 포인트입니다.
박찬욱 감독의 촬영 연출은 독특하며, 이번에도 파격적으로 다가오기 충분했습니다. 장면의 오버랩, 범행 내레이션을 풀어내는 장면, 무엇보다 작품 속 또 다른 모니터를 활용해 각 인물의 심리를 그들의 각도로 비춰낸 것이 돋보였습니다.
두 사람의 관계는 마치 안갯속에서 손을 잡고 걷는 모습처럼 희미합니다.
정체 모를 감정들과 서로에 대한 의심, 진심이 섞이다 보니 불안감은 커지고 이들의 감정선이 관객들이 끝까지 몰입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됩니다. 지금도 여전히 송서래는 풀리는 않는 알 수 없는 인물입니다.
영화 <헤어질 결심>을 완벽하게 만들었던 배우들의 연기력, 박해일과 탕웨이의 연기력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특히 탕웨이의 표정과 어눌한 대사 속에서 피어나는 눈빛 연기는 탕웨이가 아닌 영화 속 의문스러운 서래를 너무나 잘 표현해 주었습니다. 긴 영화를 두 사람의 감정연기로 이끌어가고 그들이 가진 의심, 갈등, 사랑 모두를 많은 대사 없이 감정으로만 소화했다는 것이 아주 감명 깊었습니다.
당신이 사랑한다고 말할 때 당신의 사랑이 끝났고
당신의 사랑이 끝났을 때 내 사랑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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